발이 저릿한데, 정작 발엔 문제가 없다고요?
발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저린 자리와 눌린 자리는 다를 수 있어서 요추까지 거슬러 올라가 확인합니다.
발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은 요추에서 출발해 엉덩이와 허벅지 뒤, 종아리와 발목을 거쳐 발끝까지 이어지므로 그 경로 어디에서 눌려도 발 저림으로 나타납니다.
허리와 발목의 눌림, 당뇨나 비타민 B12 결핍 같은 전신 원인, 혈관 문제를 먼저 감별한 다음에 기능적 요인을 봅니다.
(발 저림, 원인에 따라 치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발이 저릿저릿해서 오래 서 있질 못하겠어요." "밤에 발이 저려서 자다가 깨요." "발끝 감각이 예전 같지 않고 둔해요."
안녕하세요. 바로본신경외과 장회영 원장입니다.
발 저림으로 오신 분들이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짚고 싶은 게 있어요. '저림'은 증상이지, 진단이 아닙니다. "발이 저려요"는 "머리가 아파요"와 비슷해요. 증상은 알려주지만, 어디서 왜 그런지는 알려주지 않거든요. 그리고 발 저림은, 정작 발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발 저림, 신경은 발보다 훨씬 위에서부터 내려옵니다
발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은 발에서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에요. 허리(요추)에서 출발한 신경이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 뒤를 타고 내려와, 무릎 뒤에서 갈라진 뒤, 종아리와 발목을 거쳐 발끝까지 이어집니다. 이 긴 여정 어느 한 지점에서라도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받으면, 그 결과는 '발 저림'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림이 느껴지는 곳이 발이라고 해서, 문제가 생긴 곳도 발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제 어디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하나씩 볼게요.
① 눌리는 지점이 발이 아닐 수 있어요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 어디서든 눌릴 수 있습니다. 허리에서는 디스크(추간판 탈출)나 척추관·추간공 협착이 신경뿌리를 누를 수 있어요. 이 경우 저림이 엉덩이나 다리를 타고 발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엉덩이 깊은 곳에서는 이상근을 비롯한 근육이 좌골신경을 자극할 수 있고요. 무릎 바깥쪽에서는 비골신경이 눌릴 수 있는데(다리를 자주 꼬거나 한쪽으로 오래 눌렸을 때), 발등이 저리거나 발목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발목 안쪽 복사뼈 뒤에는 '족근관'이라는 좁은 통로가 있어서, 이곳에서 신경이 눌리면 발바닥이 저릴 수 있어요. 앞발, 특히 발가락 사이가 저리고 화끈거린다면 지간신경종처럼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발 저림'이라도 어디가, 어떻게 저린지에 따라 의심되는 지점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② 발이 아니라 '몸 전체'의 문제일 수도 있어요
발 저림에서 특히 놓치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전신적인 원인이에요. 양쪽 발이 대칭으로, 마치 양말을 신은 부위처럼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면서 점점 위로 올라온다면, 특정 부위의 눌림이 아니라 말초신경 전체가 영향을 받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 비타민 B12 결핍, 갑상선 기능 이상, 과도한 음주 등이 이런 말초신경병증의 배경이 되곤 해요. 또 걸을 때 종아리나 발이 저리고 아프다가 쉬면 가라앉는다면, 신경이 아니라 혈관, 즉 다리로 가는 혈류가 부족한 상태(말초동맥질환)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원인들은 운동이나 재활로 접근할 문제가 아닙니다. 원인이 되는 질환 자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먼저예요.
③ 눌린 곳도, 병도 없는데 저릴 때
영상 검사에서 뚜렷한 디스크나 협착이 없고, 전신 질환도 아닌데 발이 저린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구조적 소견이 조금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저림이 있는 경우도 있어요. 이때는 기능적인 요인을 살펴봐야 합니다. CareFlow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이에요.
복압 실린더(몸통 안쪽에서 척추를 잡아주는 압력 시스템)의 기능이 떨어지면, 허리와 골반의 안정성이 부족해집니다. 그러면 골반 주변 근육이 안정화를 대신 담당하면서 과부하가 걸려요. 대표적으로 이상근과 심부 외회전근이 과긴장되면, 바로 그 아래를 지나는 좌골신경이 자극받을 수 있습니다. 또 엉덩이 근육(대둔근)이 제 역할을 못 하면 햄스트링이 대신 일하며 과긴장되고, 그 사이를 지나는 좌골신경의 미끄러짐(활주)이 제한될 수 있어요. 종아리 근육이나 후경골근이 과긴장되면, 발목 안쪽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기도 합니다. 이런 기능적 요인은 저림을 '만드는' 원인이라기보다, 저림을 지속시키고 반복시키는 배경에 가깝습니다.
이런 저림은 참지 마시고 꼭 진료부터 받으세요
발 저림 중에는 익숙해지면 안 되는, 서둘러 확인해야 하는 신호들이 있습니다. 양쪽 발이 함께 저리면서 점점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빠지거나 발이 바닥에 끌리는 경우, 소변이나 대변 조절이 예전 같지 않고 회음부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당뇨가 있으면서 발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 걸을 때 저리고 아프다가 쉬면 나아지기를 반복하는 경우, 다친 뒤 생겼거나, 갑자기 심하게 저린 경우. 이런 경우는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길 상황이 아닙니다. 특히 대소변 문제가 동반된 양쪽 다리 저림은 응급으로 봐야 할 수도 있어요.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겹쳐 있을 때가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을 하나 짚을게요. MRI에 디스크가 보인다고 해서, 저림의 100%가 디스크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영상 소견과 실제 증상이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거든요. 디스크가 있어도 멀쩡한 사람이 있고, 뚜렷한 소견 없이 심하게 저린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구조적 눌림에 기능적 요인이 겹쳐서 증상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저림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신경이 자극받으면 몸은 그 부위를 보호하려고 주변을 긴장시키고 덜 움직이게 되는데, 그러면 순환과 신경의 미끄러짐이 더 나빠지면서 저림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CareFlow는 이렇게 접근합니다
그래서 CareFlow는 발 저림을 '발만'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먼저, 구조적 원인이나 전신 원인이 의심되면 영상 검사와 전문의 판단이 우선입니다. 디스크나 협착, 당뇨성 신경병증, 혈관 문제, 그리고 방금 말씀드린 위험 신호는 반드시 의료적으로 먼저 확인해야 해요. 그 판단이 끝난 뒤에 기능재활의 역할과 범위가 정해집니다. 기능적 요인이 함께 있다면, 눌린 근육 하나를 직접 푸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복압 실린더의 기능을 회복시켜 허리와 골반의 안정성을 되찾고, 그 결과로 이상근이나 햄스트링, 종아리 근육의 보상적 과긴장이 풀리면서 신경이 지나갈 공간과 미끄러짐이 회복되도록 합니다. 개별 근육을 억지로 푸는 게 아니라, 그 근육이 왜 과긴장할 수밖에 없었는지 배경 시스템부터 되돌리는 거예요. 그래야 일시적으로 좋아졌다 다시 저리는 반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양쪽 발이 똑같이 저리고 점점 위로 올라오는데 허리 문제일까요?
양말을 신은 부위처럼 대칭으로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면서 범위가 위로 올라오는 양상은, 한 지점의 눌림보다 말초신경 전체가 영향을 받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 비타민 B12 결핍, 갑상선 기능 이상, 과도한 음주가 이런 말초신경병증의 배경이 되곤 합니다. 이런 원인은 운동이나 기능재활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고, 원인이 되는 질환 자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걸으면 저리고 아프다가 쉬면 괜찮아지기를 반복하는 건 어떤 경우인가요?
신경이 아니라 혈관 쪽, 다리로 가는 혈류가 부족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말초동맥질환에서 이런 양상이 나타납니다. 걸을 때 종아리나 발이 저리고 아프다가 쉬면 가라앉기를 되풀이한다면 익숙해지지 마시고 확인이 필요합니다. 당뇨가 있으면서 발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도 함께 확인해야 할 신호입니다.
저림을 어떻게 설명해 드리면 원인 찾는 데 도움이 될까요?
어디가, 어떻게, 언제 저린지를 기억해 두셨다가 전해 주시면 됩니다. 발등인지 발바닥인지 발가락 사이인지에 따라 의심하는 지점이 달라지고, 한쪽인지 양쪽인지, 밤에 심한지 걸을 때 심한지도 방향을 좁혀 줍니다. 저림이 어디까지 내려오고 어디까지 번지는지도 함께 봅니다. 그 정보가 원인을 좁히는 출발점이 됩니다.
본 게시물은 실제 임상에서 CareFlow 운동 방식을 적용 중인 전문의 선생님들과 기능 회복 운동 전문가의 검수 후 업로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