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
통증은 한 가지가 아니어서, 어떻게 아픈지를 구분해 말씀해 주실수록 진단과 치료의 방향이 빨리 잡힙니다.
따끔하게 퍼지는 통증과 한 곳에 묵직하게 뭉친 통증은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를 수 있어서, 그 결이 어디를 살펴야 할지 알려 줍니다.
느낌, 심해지는 시점, 위치와 퍼지는 방향, 지난주와의 차이 네 가지를 메모해 두었다가 진료 때 그대로 보여 주시면 됩니다.
(통증에 익숙해지지 마세요)
"어떻게 아프세요?"라고 여쭤보면, "그냥요, 그냥 아파요." "아픈 게 아픈 거지, 뭐 따로 있나요?" 이렇게 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녕하세요. 바로본신경외과 장회영 원장입니다.
특히 오래 아프셨던 분일수록 그래요. 그런데 사실 통증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따끔한 통증, 저린 통증, 화끈거리는 통증, 묵직한 통증. 결이 다 다르거든요. 만성통증이 오래되면, 이 모든 걸 "아프다"는 한 단어로 뭉뚱그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 표현의 차이가, 생각보다 치료의 속도와 결과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통증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같은 "아프다"라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러 얼굴이 있어요. 따끔하고 찌릿한, 전기가 오는 것 같은 통증. 저릿하고 먹먹한, 감각이 둔해지는 통증. 화끈거리고 뜨거운, 열이 나는 것 같은 통증. 묵직하고 뻐근한, 안에서 눌리는 것 같은 통증. 쑤시고 욱신거리는, 맥박처럼 뛰는 통증. 어떤 통증인지에 따라 이렇게 표현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통증에는 '느낌' 말고도 봐야 할 결이 더 있어요. 언제 아픈지(움직일 때인지, 가만히 있을 때인지, 밤에 심한지), 어디가 아픈지(한 곳에 콕 박혀 있는지, 어딘가로 퍼지는지), 무엇이 통증을 키우고 무엇이 가라앉히는지. 이 결들이 모여서 통증의 '얼굴'을 만듭니다.
표현이 달라지면 치료가 달라집니다
왜 이렇게까지 구분해야 할까요? 통증의 결은,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려주는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따끔하게 어딘가로 퍼지는 통증과, 한 곳에 묵직하게 뭉쳐 있는 통증은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를 수 있어요. 그러면 접근하는 방향도 달라집니다. 의사는 환자분이 표현하는 이 결을 듣고, 어디를 살펴야 할지, 어떤 검사와 치료가 맞을지 방향을 잡거든요. "그냥 아파요"라는 한마디는, 이 단서들을 다 지워버립니다. 그러면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치료도 돌아가게 돼요.
오해는 마세요. 통증의 종류를 스스로 진단하시라는 게 아닙니다. '따끔하면 이 병, 묵직하면 저 병'처럼 혼자 결론 내리시라는 뜻은 절대 아니에요. 그 판단은 진료의 몫입니다. 다만 내 통증을 정확하게 '전달'해 주실수록, 진단과 치료가 훨씬 빨라진다는 겁니다.
통증에 익숙해지면 안 되는 이유
오래 아프면, 통증에 익숙해집니다. 매일 아프니까 무뎌지고, "원래 이런 거지" 하고 넘기게 되죠.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어요. 통증의 종류나 세기가 '변하는 것'은,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거든요. 익숙해져 버리면, 좋아지는 신호도 나빠지는 신호도 다 놓치게 됩니다. 뻐근하던 게 저릿해지고, 한 곳이던 게 넓게 퍼지고, 낮에만 아프던 게 밤에도 아프기 시작하는 변화. 이런 건 절대 익숙해지면 안 되는 신호예요.
특히 이런 통증은 익숙해지지 마시고 꼭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쉬어도 가라앉지 않고 밤에 더 심해지는 통증, 점점 세지거나 범위가 넓어지는 통증, 저림이나 힘 빠짐, 감각 저하가 같이 오는 경우, 대소변 조절이 예전 같지 않은 경우, 열이 나거나 체중이 이유 없이 빠지면서 아픈 경우, 다친 뒤 생겼거나 갑자기 극심하게 아픈 경우. 이런 통증은 "참으면 낫겠지"의 대상이 아닙니다.
통증을 구분하는 연습
그래서 통증을 구분해서 관찰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렵지 않아요. 아플 때 네 가지만 스스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어떤 느낌인가? (따끔한지, 저린지, 화끈거리는지, 묵직한지) 언제 심하고 언제 편한가? (어떤 동작, 어떤 자세, 하루 중 언제) 어디가 아프고, 어디로 퍼지는가? 지난주와 비교해 어떤가? (그대로인지, 나아졌는지, 달라졌는지)
여유가 되시면 짧게 메모로 남겨보세요. 그리고 진료 때 그 메모를 그대로 보여주시면 됩니다. "그냥 아파요" 대신 "움직일 때 오른쪽 허리가 묵직했는데, 요즘은 다리로 저릿하게 내려가요"라고 말씀해 주시면, 그 한 문장이 진료를 몇 걸음 앞당깁니다.
CareFlow는 통증을 이렇게 봅니다
CareFlow는 통증 그 자체를 없애는 데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통증은 결과이고, 통증의 결(따끔한지 묵직한지, 어디서 언제 아픈지)은 그 결과를 만든 원인을 추적하는 단서로 봅니다. 그래서 통증의 양상을 단서 삼아, 통증이 시작되는 부하의 출발점과 그 부하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안정성 요인을 함께 찾아 회복시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릴게요. 통증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오래된 통증은 신경계가 통증 신호를 실제보다 크게, 그리고 뭉뚱그려 받아들이게 만들기도 하거든요. 통증이 또 다른 통증을 부르는 셈이죠. 그런데 반대로, 통증을 하나하나 구분해서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이 뭉개진 감각을 다시 또렷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통증을 정확히 표현하는 일은 치료를 돕는 정보이면서, 동시에 회복의 한 과정이기도 한 셈이에요. 물론 앞서 말씀드린 위험 신호가 있다면, 이런 관찰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통증을 메모하다 보면 하루가 온통 통증 생각인데 이래도 되나요
통증을 구분해서 보는 것과 통증에 매달리는 것은 다릅니다. 어떤 느낌인지, 언제 심한지, 어디로 퍼지는지를 나누어 관찰하는 일은 뭉개진 감각을 다시 또렷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따끔하면 이 병, 묵직하면 저 병처럼 스스로 병명을 붙이는 쪽으로 가면 곤란합니다. 관찰은 전달을 위한 것이고, 판단은 진료의 몫입니다.
오래 아프면 통증이 실제보다 크게 느껴진다는데 무슨 뜻인가요
오래된 통증은 신경계가 통증 신호를 실제보다 크게, 그리고 뭉뚱그려 받아들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자극의 크기와 아픔의 크기가 잘 맞지 않고, 아픈 자리도 넓게 번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통증이 또 다른 통증을 부르는 셈입니다. 통증을 하나씩 구분해 표현하는 연습이 치료를 돕는 정보이면서 회복 과정의 일부이기도 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통증이면 참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하나요
쉬어도 가라앉지 않고 밤에 더 심해지는 통증, 점점 세지거나 범위가 넓어지는 통증, 저림이나 힘 빠짐이 함께 오는 경우, 열이 나거나 체중이 이유 없이 빠지면서 아픈 경우, 다친 뒤 갑자기 극심해진 통증은 참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는 관찰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특히 대소변 조절이 갑자기 어려워지거나 회음부 감각이 둔해지고 다리 마비가 진행한다면 진료 예약을 기다리지 마시고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본 게시물은 실제 임상에서 CareFlow 운동 방식을 적용 중인 전문의 선생님들과 기능 회복 운동 전문가의 검수 후 업로드됩니다.